일본 사소설계의 거장이자, 매력적이고 깊은 맛의 커피와도 같은 문체를 소유한 이른바 '다자이 오사무에 비견된다'라는 광고카피에는 동의할 수 없다.
그래. 처음 커피에 비유했으니, 그 비유를 끌고나가자면, 다자이 오사무는 에스프레소, 이 아름다운 옆모습의 와타야는 아메리칸 커피에 각설탕 하나..정도랄까?
아쿠타가와상의 최연소 수상자 배출 횟수가 점차 짧아지는 추세는 일본문학계 또는 출판계의 위기라는 반증으로 볼 수도 있지만, 유망한 신예 작가들을 독려한다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자신이 몸을 담고 있는 시간적 공간인 성장기를 이토록 차분하게 바라보고, 거리를 유지할 수 있기란 보통 사람의 이름으로는 힘들기에, 어쩌면 아쿠다가와상을 탈만하다 할 수 있겠다.
소설의 첫 도입부분을 신선한 언어와 시각적, 공감각적 요소들을 이용해, 마치 카메라가 팬하며 돌아가듯 유려하게 이끌어 가는 기교라던지, 자칫 지나치게 관념화 될 수 있는 주제에 맞서는 방법으로, 깔금하고도 단단한 플롯을 택해, 힘을 잃지 않고 맞서 나가는 문학적 정공법이 심사위원들을 매료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그녀가 지금 맞선 상대는 연약했다. 더 큰 상대를 찾아 나서려는 용기와 의지가 필요한 시점에, 이런 영웅을 환호하는 군중의 행렬이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이제 작가의 진짜 전쟁이 남아있다.
도서명 :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 2004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양장)
저자/역자 : 와타야 리사 저/정유리 역
출판사명 : 황매
발행연도 : 2004년 02월 28일
정가 : 8,500
159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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