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티슐츠 외| 김연수 역| 한문화| 2006.10.09 | 215p
11,000원
스누피의 작가 찰스 M 슐츠의 아들이 묶어낸 책이다.
스누피가 자신의 집 지붕 위에서 끊임없이 타이프를 두드리며 글을 써내려가는 장면을 본적이 있는가? 그렇다. 스누피는 작가 지망생이다. 바로 이 철학적이며 위트있는 비이글에게 미국의 유명작가들이 자신의 데뷔시절을 떠올리며 조언을 들려준다.
그런데 그 조언들이 하나같이 주옥같다.
지붕위에서 언제나처럼 '어둡고 바람부는 밤이었다...'로 시작하는 소설을 쓰는 스누피 뿐 아니라, 한동안 아무런 의욕도 갖지 못한 내게도 큰 위로와 힘이 되어주는 글들이 실려있다.
특히 출판사의 거절편지에 대한 유명작가들의 에피소드는 재밌는 부분이 있다. 나 역시 그 거절편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출판사 편집자들의 거절편지의 가장 단순한 형태는, '감사합니다. 하지만 귀하의 작품은 본지의 편집방침과 맞지 않아...'가 대부분이다. 이 역시 하나같이 인쇄된 A4지로 전달되어 온다. 그럴때마다 좌절하지만, 이 책속의 유명작가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다. 나는 여전히 그런 편지를 받는다. 또한 그런 편지를 보면 여전히 괴롭다. 하지만 몇십년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나는 스누피가 배우지 못한점들을 배웠다. 거절편지는 내가 작품을 보냈고, 누군가는 내 작품을 읽었으며 내가 운을 시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살아있는 증거다. 그 편지들 덕택에 나는 내가 글을 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요점은 너무나 간단하다. 그게 거절편지든 개인적인 편지든 작가가 되려는 당신을 막을 수 없다는 것. 그러니까 당신이 되려는 작가는 당신만이 될 수 있다는 것.'
과연!!
스누피도 이 책의 맨앞장에 실린 한컷의 만화속에서 독자를 향해 말하고 있지 않은가?
"이 한권의 책을 쓰게 하려고 출판사들은 그토록 내 원고를 거절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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