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note

homewritingbookpenpalmusicmoviediaryphotobbs

ID
PW

MEMBER 0
GUEST 0
 

name  :  snowcountry
subject  :  일본 대표단편선-2 (고려원)
지금은 망해버린 고려원. 1978년 창립되어, 일본에 사무소를 두고, 문학 계간지도 펴내는 등 의욕적인 사업을 펼치나, IMF의 한파를 이기지 못하고 폭삭, 말 그대로 폭삭 무너졌다.

정비석의 소설손자병법부터, 김용의 영웅문을 거쳐, 실소가 터져나오는 TV 커머셜로 유명했던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 고려원이 내게 남긴 이미지는 그닥 진지한 출판사는 아니었단 사실.

그러나, IMF의 한파가 거세게 몰아치던 시절, 대전의 한 책방에서 2000원 균일가에 팔던 책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이 일본대표단편선이다. 당시 1권은 이미 팔렸는지, 뭐, 그래봤자 제고처분행사에 불과했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고려원이란 출판사가 꽤 진지한 면도 있었군. 이라며 새삼 깨달았다. 이건 마치 여자 치마에 손 넣을 생각만 하면서 사는 것 같던 친구가 죽은 후, 그의 소지품을 태우려고 소주병 뒹구는 방에 갔다가, 낡은 그의 책상 서랍속에서 첫사랑을 생각하며 썼던 부치지 못한 편지 한다발을 본 꼴이다.

책과 관련된 출판사의 사적 역사라......

사실 이 책은 정성껏 잘 만들어진 책이다. 번역도 좋고, 작품 해설과 소설가 들의 약력등도 제법 수준이 있다. 특히 일본의 많은 거장들의 초기 단편작들을 이렇게 읽어볼 수 있는 기회란 한국에선 과연 흔치 않으니까, 솔직히 아주 좋다고 해야하겠다. 뒤늦게 고려원의 몰락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이 소설집엔 여러 사조의 단편 소설이 실려있는데, 하나같이 그 수준이 여일하며, 재미있다.

사토미 돈의 '동백꽃'이란 콩트는 인상주의 회화처럼 아름답고, 그 묘사 방식이 돋보인다.

오카모토 가노코의 '생선초밥과 아저씨'는 스토리 텔링에 매우 능숙한 경지를 보여주며,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겐자부로의 '인간의 양'은, 그 위대한 작가도 첫 시작은 여타 초보 소설가와 마찬가지로 범속했음을 알려준다.

미사마 유키오의 글도 있는데, 사소설에 가까운 '황야에서'의 일부가 마음에 남는다.

'그러나 소설을 써서 세상에 판다는 일이 무척이나 이상하고 위험한 직업이라는 사실을 가끔씩 느끼게 된다. (중략) 소설을 읽는 것은 고독한 작업이며, 소설을 쓰는 일도 고독한 작업이다. 활자를 매개로 해서 우리들의 고독이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의 고독 속으로 스며들어간다.'

이런 식으로 엮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소설들에서 모두 저마다의 색깔을 내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우리 소설가들보단 저들이 시대적으로도 확실히 앞서 있다.



서명: 일본대표단편선 -2
저자: 이노우에 야스시, 오에 겐자부로 외
출판사: 고려원/1996/9/10/초판1쇄(아, 가슴 아프군)/7500원

29  아쿠타카와 대표단편선 (아쿠타카와 류노스케)  snowcountry 2004/10/01 1754
 일본 대표단편선-2 (고려원)  snowcountry 2004/10/01 1836
27  눈길 (이청준)  snowcountry 2004/10/01 1798
26  The Catcher in the Rye (J.D.Salinger)  snowcountry 2004/10/01 1822
25  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snowcountry 2004/10/01 1824
24  폐허의 도시 (폴 오스터)  snowcountry 2004/10/01 1586
23  위대한 개츠비(스콧 피츠제럴드)  snowcountry 2004/10/01 1652
22  유혹하는 글쓰기(On Writng) - 스티븐 킹  snowcountry 2004/10/01 1681
21  금각사, 백년동안의 고독을 사다  snowcountry 2004/10/01 1583
[1].. 11 [12][13][14]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w-kwang / edited by cjda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