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note

homewritingbookpenpalmusicmoviediaryphotobbs

ID
PW

MEMBER 0
GUEST 0
 

name  :  snowcountry
subject  :  KEIKO (BBC 다큐멘터리)

일본의 문학작품이나 역사에 등장하는 게이샤에 대한 다큐멘터리.

BBC를 비롯한 이른바 해외의 다큐 전문 채널(NHK,내셔널지오그래픽,디스커버리 채널)의 프로그램을 보면, 대개의 경우, 나레이션을 극도로 자제하고, 현장음이나 인터뷰를 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형식의 편집은 우리 다큐멘터리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데, 첫째, 나레이션의 과다사용은 제작자의 주관적 입장을 노골적이고, 직접적 형태로 나타내, 시청자의 판단과 사고를 제한하는 계몽적이고, 촌스런 영상언어라 할 수 있는 바, 편집과 구성만으로 제작자의 문제의식과 시청자 판단의 자유를 동시에 담보해주는 그들의 다큐멘터리와는 확실히 수준차이가 나는 것이다.

둘째, 인터뷰와 찍어온 영상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위해선 사전준비가 철저히 요구된다. 이미 프로그램의 세부적 콘티나 설계가 완료된 상황에서만이 이런 식의 편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 다큐멘터리의 인터뷰를 보면, 원하는 방향으로 인터뷰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미숙함과, 방향성 없는 질문 등으로 전혀 엉뚱한 대화가 흐르게 만들기 일쑤이다. 그러다 보니, 이른바 보충설명(나레이션)이 장황하게 이어져야 했고, 그로인해, 인터뷰 대상자나 촬영대상자의 의도가 곡해되거나 진실과 멀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셋째, 현장음과 화면이 당연히 중시되는 이유는 TV란 매체가 기본적으로 영상언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류 프로듀서들이 만드는 자연다큐멘터리에서는 좋은 앵글을 잡기위해, 항공촬영과 고속촬영 등이 거의 필수적으로 등장한다. 예를들어, 세트촬영이 많은 다큐멘터리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포식자의 시각과 희생자의 시각에서 다뤄지고, 공격이 임박할수록 편집이 빨라지며, 긴장감을 고조시키다가, 상황이 끝나면, 항공촬영한 화면등으로, 주위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당시의 현장음은 미세한 소리까지 걸러져 귓가에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 다큐의 현장음 채취는 그야말로 열악하다.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누군가는 그거야 좋은 장비가 없고,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겠지만, 항공촬영이 불가능한 곳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 카메라맨들은 나무를 오르고, 진흙구덩이에서 기어다니며, 좋은 앵글을 찾는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연다큐 든, 휴먼다큐든, 다큐멘터리란 자체가 시간의 미학인 것을 떠올린다면, 시간이 없다는 둥의 말은 애초에 변명거리가 안되는 것이다. 즉, 이것은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의 마인드 문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다큐제작자 문동현PD의 작품을 보면, 그같은 변명이 불쉿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BBC 다큐멘터리는 기본적으로 BBC란 브랜드이미지가 그렇듯 중후하고 무겁다. BBC의 영향을 크게 받은 NHK가 그렇듯이...

하지만, 그들의 장기를 들자면, 예민한 주제를 편견없이 잘 반죽한다는 것에 있는 듯하다. 곳곳에 놓인 함정들을 피해나가는 재주는 정말 본능적인 감각 없이는 불가능하단 생각이 들정도다.

이 일본기생(게이샤)에 대한 다큐멘터리 역시 그렇다. 마메히사는 고교를 졸업하고, 부모님께 게이코(관서지방에서 게이샤를 일컫는 말)가 된다고 말하곤, 그길로 쿄토로 간다. 부모님은 처음엔 당연히 반대했지만, 후엔, 마메히사의 결정을 존중하고, 그녀의 일 역시, 하나의 당당한 직업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4년간의 수련게이샤 기간을 거쳐, 정식 게이샤가 되는 졸업식에 직접 참석해, 그녀의 머리를 잘라주는 의식에 참석하는데, 이 의식의 맨 마지막엔 그녀의 단골고객의 부인이 머리를 잘라준다.

일본의 전통 게이샤 수업은 매우 엄격해, 다도, 샤미셴, 춤, 노래 등의 수업을 거의 일평생에 거쳐 받는다. 한마디로 전인적 엔터테인먼트이자, 예술인으로 키워지는 것이다.

이런 게이샤의 일주일 벌이는 약 3000만원. 손님과의 섹스는 엄격히 금지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여자 나오는 술집에 가는 경우는, 단번에 2차를 갈 수 없으니, 할 수 없이 1차먼저란 느낌이 강하지만, 진정 술을 마실 줄 알고, 놀줄 안다는 것은 섹스와 술 맛을 즐기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것에 있지 않을까? 즉 섹스는 사창가에서, 술은 게이샤와 함께랄까...

고급 룸살롱의 여자들은 이런 게이샤에 비해, 비할 수없이 예쁘지만, 사실 대화상대론 영 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이 얘기, 저 얘기해도 말이 안통하고, 대화의 흐름을 잘 이어가는 화술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니, 스스로 자존심을 세우려해도 문화자체가 뭐 세워지는 문화가 아니다.

이 게이샤들이 몸을 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80먹은 게이샤나 40먹은 게이샤도 단골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즉, 손님들이 원하는 것은 재치있고, 애교있고, 똑똑한 말상대인 것이다.


11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  snowcountry 2004/10/01 1898
 KEIKO (BBC 다큐멘터리)  snowcountry 2004/10/01 2068
9  다락방이 있는 집 (안톤 체호프)  snowcountry 2004/10/01 2175
8  Night Flight - 야간비행 (생텍쥐페리)  snowcountry 2004/10/01 1990
7  Ring of Bright Water (Gavin Maxwel)  snowcountry 2004/10/01 1594
6  또디 - 또디 동네 사람들(정연식)  snowcountry 2004/10/01 2068
5  현대 야구 가이드(스포츠편집부편)  snowcountry 2004/10/01 1867
4  야구입문(다미야 겐지로)  snowcountry 2004/10/01 1915
3  이별 (밀란 쿤데라)  snowcountry 2004/10/01 1612
[1]..[11][12] 13 [14]
Copyright 1999-2023 Zeroboard / skin by w-kwang / edited by cjda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