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note

homewritingbookpenpalmusicmoviediaryphotobbs

ID
PW

MEMBER 0
GUEST 2
 

name  :  snowcountry
subject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
- Cool한 소설의 정점

하루키의 처녀작을 다시 읽다.
여느 젊은이처럼 하루키의 열렬한 팬으로서, 그의 작품을 거의 다 읽어 온 나였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읽어보니,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 이상으로 뛰어난 소설임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많이 읽히는 소위 베스트셀러 작가의 어둠이란, 소설을 제대로 읽을 줄 모르는 어쭙잖은, 밤하늘의 별처럼 많은 초보 독서가들의 평가가 큰 강을 이루어, 순식간에 견고한 마을을 쓸어버린다는 데 있다.

이런 류의 이상한 방향성에 출판업자들과 그의 엉덩이에서 나오는 진액을 먹고사는 평론가들이 합세하면서, 좋은 소설은 일순간에 3류 로맨스 소설로 탈바꿈되는 것이다.

실례로 과거 문학사상사의 '상실의 시대'의 경우, 원제목을 그대로 살린 '노르웨이의 숲'과 부록으로 붙은 평론가의 글부터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이다. 물론, 계몽주의 시대도 아닌데 평론가의 글따위가 왜 소설에 붙어야 하는지는 여전히 이해가 안되지만, 이왕 붙일바에야 제대로 된 평론을 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 후에 하루키 붐을 타고 출판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평론가의 지적수준이 의심될 만큼의 저열한 문장들이 실리면서 점입가경을 이뤘다. 평론가는 '유니콘', '꿈','그림자'가 그 유명한 칼융의 정신분석 이론의 중요 키워드라는 것을 그의 무식함때문에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난문과 비문을 남발하며 분위기만 그럴싸하게 잡는데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이건 거의 범죄행위다.

하여, 어떤 소설가의 말처럼, 소설이란 작가의 손을 떠나면, 그 이후론 혼자서 생존해 가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밖에......

****

'작가는 자신의 처녀작을 두고 완성되어 간다'라는 말이 있다. 모든 작가들의 처녀작을 보면, 그의 이후 소설세계의 설익은 종합백과 사전같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이후 자신의 세계에 대한 방향은 바뀔지 몰라도, 하나의 주제와 영역에 대한 탐구는 처녀작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서는 여느 작가가 문장을 쓸때 부딪치는문제들을 솔직히 밝히며, 나름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소설과 작가의 거리, 문체에 대한 고민, 소설의 효용, 인생의 방향

그리고, 그 고민들속에 훌륭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재주를 발휘한다.

물론, 그를 문학의 세계로 이끌어준 문학적 스승인 하트필드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하며......

그런것이다. 처녀작은 서툴지 모르지만, 자신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그건 거짓이고 허위가 아닐까?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1979년작)
출판: 문학사상사, 1996년 출판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  snowcountry 2004/10/01 1897
10  KEIKO (BBC 다큐멘터리)  snowcountry 2004/10/01 2068
9  다락방이 있는 집 (안톤 체호프)  snowcountry 2004/10/01 2175
8  Night Flight - 야간비행 (생텍쥐페리)  snowcountry 2004/10/01 1990
7  Ring of Bright Water (Gavin Maxwel)  snowcountry 2004/10/01 1594
6  또디 - 또디 동네 사람들(정연식)  snowcountry 2004/10/01 2068
5  현대 야구 가이드(스포츠편집부편)  snowcountry 2004/10/01 1867
4  야구입문(다미야 겐지로)  snowcountry 2004/10/01 1915
3  이별 (밀란 쿤데라)  snowcountry 2004/10/01 1612
[1]..[11][12] 13 [14]
Copyright 1999-2023 Zeroboard / skin by w-kwang / edited by cjda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