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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snowcountry
subject  :  이별 (밀란 쿤데라)
밀란 쿤데라 소설을 단어로 규정지어 본다면,

'조롱''까발림' 그리고 '연민'일 것이다.

그의 조롱의 대상은 비단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인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고귀하고픈, 지적 허영에 들뜬, 존경받고 싶은 지식인, 그와 마찬가지로, 타인에 의해, 어떤 물결에 의해 어처구니 없을 만큼 쉽사리 휘둘리고, 영향받는 무식한 대중도 역시 그의 대상물인 것이다.

결국,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회의와 그런 인간이 만든 사회에 대한 절망감은, 마침내는 신에 대한 조롱으로 까지 이어진다.

소설이 택한 문체와 플롯 역시 그 의도를 극명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모든 사건은 면도날처럼 날이 선 문체에 의해 편집광적으로 분해되고, 견고한 플롯에 의해, 인간의 두터운 외투속에 감추어져 있던 더러운 몸뚱아리는 힘없이 벗겨져 뙤약볕 내리쬐는 광장으로 끌려 나온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희미하면서도 소극적으로, 소설적 분위기만으로 소설을 만들어내는 여타 작가의 글을 읽을 때와는 다른 강렬한 충격을 받게 된다. 그것은 청량음료를 마신것처럼 명료한 기포를 내는 시원함이면서, 한 편으로는 그 시원함 후에 찾아오는 어떤 거북한 가스와도 같다.

'이별'은 이른바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고상한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 총망라되어 나온다. 의사, 음악가, 성화가 등... 그들은 고매한 인격과 세계를 추구하지만, 그들이 택한 방법론은 우스꽝스런 결말을 의미할 뿐이다. 마찬가지로, 그들을 통해 또 다른 세계에 이르고픈 '루제나'와 '올가' 역시 불완전하고 결정투성이인 인간에게 기대었다는 이유만으로 참혹한 결론을 맞이하고 만다.

그의 이런 전방위적인 비아냥거림은 소설 전편을 통해 도도히 흘러간다.

대학을 다니며 그의 소설을 읽을땐, 그의 조롱과 비아냥거림에서 시원함만이 느껴졌다. 하지만, 사회에 나와 다시 그의 소설을 읽는 지금, 내 자신 스스로가 매우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그의 문장을 대하고 있음에 당황했다.

젊음의 짧은 시간을 사회에서 보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나는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나를 향한 그의 조롱이 몹시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불완전한 인간으로 태어나 불합리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나는, 내 의지로 세상에 태어난 것보다, 내 의지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음에 더욱 큰 절망을 느꼈다. 그런 내게, 또는 그 어떤 누구에게, 위로가 아닌, 조롱과 회의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이다.

쿤데라도 알고, 나도 알고, 이 사회를 사는 누구도 알고 있듯이, 그 어느 누구도 신이 될 수는 없으며, 따라서, '스크레타'의 자식들이 수천명씩 태어나 모두가 혈육을 나눈 형제로 채워진다 한들, 세상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결함은 눈꼽만큼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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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이별(Farewell)
지은이: 밀란쿤데라
옮긴이: 정승현
출판사: 도서출판 하문 (1994년 10월 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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