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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MUSI
subject  :  잃어버린 편지(김원)
오랜만에 김원작가의 단편소설을 보았다.

읽으면서 느낀 나의 심정변화를 살펴보면

1. 여전히 우울하고 심각한 이야기이군.
2. 분위기가 예전 야구공하고 비슷해.
3. 잃어버린 편지들의 역사? 뭔소리지?
   받은 편지를 잃어버렸다는 건가? 사물함에 쌓아놓고 있다면서..
4. 고시도 쉽게 시작해서 쉽게 붙는군.
   어라 붙고 나서도 거만하게 전혀 기뻐하지 않는군.
   왜 고시생이라는 설정을 만든 것일까
   고시에 실패를 거듭해서 여자가 떠났다는 건지?
5. 헤어졌다면서 고시붙은날 오빠 축하해는 뜬금없이 왜 나와
6. 하꼬방이라는 고시원에서의 생활은 메마르고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도 못하고  여자친구에게 수많은 편지를 받고서도 전혀
  행복하지  않아하고  뜬구름잡듯이 세월만 축냈나보군.
당연히 여자가 떠날 수 밖에.
7. 합격한 날 여전히 우울하게 술을 진탕마시고 나서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데 우연히 만난 매력적인 남자. 그 남자의 집 역시 우울하고 음습하군. 주인공이랑 별 차이가 없잖아
8. 그 남자의 집에 등장한 생뚱맞은 벽난로. 매우 안어울리는군.
   그러면서도 1.5톤 트럭을 타고 다니네.
9. 고객게시판에 교환요청이라는 문구. 처음엔 불량 교환해 달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나름대로의 설정이었더군. 좋았어.
10. 중간중간 옷입는다던가 담배를 핀다던가,커피를 내린다던가, 비누로 거품낸 다음 면도하고 양치도 했다는 등 지나치게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이 너무 지루하군.
11. 고시합격하고 고양이와 대화를 시도했다는 그 친구이야기, 역시 개연성이 없고, 주인공과 비슷한 우울을 가지고 있는, 역시 등장인물들이 모두 우울하고 좋은 걸 좋은거라 느끼지 못하는군.
12. 여름에 양모스웨터를 선물한 그녀. 최근에 헤어진게로군. 겨울엔 너무 비싸서 여름에 미리 샀다는...여름에 양모스웨터를 파는 곳도 있나?  돈 몇푼 아끼려고 선물도 계절을 앞서서 사는 굉장히 현실적이고 알뜰한 여성이었나보군.
13. 2층 다세대 주택에서 벽밖에 없는 밖을 내다보며, 차라리 다행이다, 한강을 보면서 감상에 빠지지 않아서,,,라는걸 보면 주인공도 여자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현실적인 감각을 지녔음에 틀림없다. 고시 합격을 위해서 감상도 저버릴정도니. 게다가 떨어질 경우를 대비하여 취직준비까지 마쳐놨다. 고시원에 있을때의 감상적이고 벽에 갖혀서 꿈만 꾸던 그런 그가 아니라는거다. 그도 변했다.
14. 중간중간 쓸데없이 담배를 많이 핀다. 10대들의 담배에 대한 환상때문인가. 아님 주소를 적어놓기 위한 장치로 담배곽을 선택한 것인가. 고민과 센티멘탈에 대한 암시로서의 장치였다면 너무 진부하다.
15. 그 남자의 사이트에 접속해서 나온 그림을 주인공은 네이버 검색도 안해보고 단번에 클림트의 '키스'라는 유채화 그림임을 알아차린다. 미술에도 대단한 안목을 지닌 주인공이다.

지금껏 주인공을 정리해보면, 대학시절 여자친구가 있었고, 우연히 환경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고시공부를 시작했으며, 고시원에서는 현재생활의 탈피 또는 성공에 대한 환상을 키워왔으며, 고시공부에 큰 뜻은 없었다고 그냥 하는거라는 듯이 말하지만, 실제론 합격을 위해서 감상을 저버릴정도로, 또 편지에 답장을 잘 안해줄정도로 여자친구에게 소홀히 하며 공부에 매진을 하였으며, , 현실적인 여자 또한 이런 남자를 떠나게 된다. 그러면서 그토록 바라던 합격을 하고도 이번에는 여자가 떠났기 때문에 조금도 기뻐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인다.

16. 남자와의 접촉. 그 남자는 헌물건을 똑같은 새물건으로 바꾸어주는 물물교환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말도안되는 궤변인 교환가치논리로 주인공을 설득하고 거기에 자본주의의 신이라며 엄청 감동하는 주인공. 교환할 것이 모두 없어지면 새것을 사게되어 소비를 촉진시킨다는 말인지.

17. 이어지는 여자친구 어린시절사진에 대한 지나친 이미지 형상화.

18. 잠결에 물소울음소리로 잠을 깨고 소리가 나는 창고로의 진입을 저지당함. 물소울음소리라. 물소가죽소파를 교환해줘서 물소가 우는 것인가. 물소로 물소가죽소파를 만들어 주는 것인가. 울음소리가 '물소'울음소리인줄 어떻게 알았는가. 주인공은 미술에 이어 동물학에도 조예가 깊단말인가.

18. 어쨋건 이쯤에서 추리소설처럼 슬슬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창고라는 미지의 공간설정으로 비로서 좀 탄력을 받아 읽어나가기 시작한다.

19. 또 현실과 꿈이 뒤섞이는 이미지 형상묘사

20. 사랑하던 여자가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겠다며 떠났다는데, 그 여자는 뭘 기다렸던 것인가. 합격한 뒤 바로 축하메세지를 보낸 그녀. 그녀는 처음부터 별로 순수하지 않았던게로군? 고시생이라서 만나준건가? 그런 그녀가 떠난것을 고시생신분인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주인공. 떠난 이유가 명확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자신의 열등감을 더 깊이 느끼기는 해도 슬픔도 미련도 느끼지 못한다

21. 심지어 여자는 만나자고 메세지까지 보낸다.

22. 남자로부터의 연락. 왼쪽은 성녀, 오른쪽은 창녀. 답이 맞네 틀리네. 흑백논리로 한쪽을 택할 것을 강요하는 남자. 선과 악을 구분하는 건 신의 일이라며 주인공을 신격화 시킨다.
그림에서 창녀를 발견한 사람은 효용가치가 없고, 교화가치를 가르칠 필요조차 없다고 한다. 순수함을 잃었다는 것인지. 그런 사람들이 세계의 충실한 구성원이라고 한다. 여기서 그 남자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극히 왜곡되고 반사회적이고 부정적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런 남자가 별로 새롭고 와 닿을 것도 없는 교환가치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설프게 도를 닦는 사기꾼이 틀림없다.

23. 1 시간뒤 집으로 찾아오겠다는 남자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바로 창고로 뛰어가는 주인공. 그리고 그 남자 역시 약속을 어기고 창고에 나타난다. -.- 둘이 비슷하군.

24. 창고로 들어가면서 주인공은 그녀에 대해서 언제나 넓은 이해심을 보였다고 스스로를 호평한다. 잘났다 주인공. 그런 평가는 본인이 내리는 것이 아닌데도.

25. 창고안에는 물가에 물소가 있었다.  물소가죽소파가 물소로 환생한 것인가? 여기서부터 환타지로 바뀐다. 높은 천정위에는 심지어 새가 날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서고가 있다. 물가와 새와 서고. 장소가 상상이 안된다. 물소는 한 마리 뿐인가?

26. 거기에는 주인공을 떠난 뒤에 자신을 교화해서 창고로 들어온 그녀가 있었다. 그녀는 미안하다며, 자신을 주인공이 잊어버릴까봐 걱정했다며, 주인공이 듣고 싶어하는 말만 골라서 해준다.

27. 등장한 남자. "내가 그랬죠? 사람들은 교환에 익숙해지면 무엇이든 교환하려 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을 교환하죠. 새로운 세계에 적응해 살기에, 낡아빠진 순수한 영혼이란 짐이 된다는 걸 발견하는 겁니다"
라는 나름대로 이 소설의 핵심주제를 보여주는 말을 한번에 해버린다.

28. 여자는 당신은 처음부터 날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날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여기서부터 헷갈린다. 창고에 있는 주인공이 '순수한 옛날모습을 가진' 그녀와 같이 있기를 원했는데, 그럼 현실에서 둘다 껍데기만 남기때문에 안된다고 여자가 현실적인 충고를 해준다. 무슨 소리인지. 결국 사랑보다도 순수보다도 현실도 돌아가 맞춰사는것이 최우선이라는 여자의 생각이고 남자도 무릎을 꿇으며 동의한다.

29. 그 남자는 주인공의 따뜻한 심장을 원한다고 교환하면 당신은 껍데기 뿐이라고 여자가 충고를 해준다. 영혼을 팔지 말라는거다. 하지만 주인공이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이었던가? 대학시절부터 고시공부에 매달려 여자친구도 등한시해 온 사람이었는데?  감성도 저버리고 고시합격, 현실적인 성공을 위해서 달려온 사람 아니었는가?

30. 크리스마스에 남자는 여자를 만난다. 이 여자가 껍데기뿐인 여자인지, 아님 창고에서 탈출한 여자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고시합격생인 이 남자에게 다시 돌아오고 싶다고 한다. 남자는 본인도 변했다며 이전에 내가 아니라며 스웨터를 돌려주고 거절한다. 아니 창고에서 영혼을 안 팔았으면 안 변했어야 되는것 아닌가? 영혼을 팔고 나왔단 말인가? 심장이 파랗게 멍들었다고 하는 걸 보면 안 변했다는 말인 것 같은데, 본인이 변했다고 하다니, 헷갈린다.

31. 거리의 즐거운 풍경속에 주인공의 고뇌는 계속된다.

32. 사람이 세상이 변하는 것이 아니고 사랑했던 모든 것들은 창고어딘가에 존재한다고 창고 여자가 말한다. 기억만 해주면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면서 나를 잊지 말아달라고 한다.

33. 마지막, 세상은 잃어버린 편지들의 역사라고 뜬금없이 마무리가 된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하지만, 그 의미는 글 쓴 소설가만 알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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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도는 과거의 순수했던 모습을 그리워하고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없는 안타까움에 대한 원망같은 것 같은데...

사람들은 과거의 자신의 모습이나 과거의 연인, 과거의 친구들이 순수하다고 믿고 그리워하기도 하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가 그들의 생활을 엿본다면 과연 순수하게 느낄 수 있을까?

어린 시절, 굼벵이를 불로 지지거나, 잠자리 날개를 떼어버리거나, 개구리 똥고에 빨대 꽂아서 바람불어 나무에 매달아 죽게 만들거나, 지렁이를  토막살인 하는 것을 보고 순수한 동심의 세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지나간 과거는 언제나 과대포장되기 마련. 불쾌한 기억은 잊고 싶은 것이 사람의 본능이기도 때문이다.

이 소설만 봐도 저 남녀가 대학시절때 순수한 사람이었나?
사랑의 장면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오직 편지만. 골방에 갖혀서 공부만. 여자는 남자의 합격만. 남자는 본인의 성공만. 고시합격후 돌아오고자 하는 여자. 모두 욕심덩어리들이고 순수하지 않다.

순수한 사랑이란,,,어떤 의도나 댓가를 바라지 않고 오직 상대방을 위해주고 행복하게 불편함없이 살게 해주고 싶은 마음 아닐까. 그럼으로서 얻는 행복에 만족해하며 상대방에게 어떤 요구도 하지 않는 것.
(내가 1 줬으면 너도 0.5라도 줘야 할 것 아냐? 라고 한다면 이미 파이다)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한 것이다. 과거는 이미 현재에 반영이 되어 있는 것이다. 과거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기억해 내고 싶은 것에 색깔을 덧칠해내어 즐기는 것 뿐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과거엔 순수했다고 믿고 싶은 것 뿐이지.

나이가 들면서 변했다고 느끼는 것은 다만 좀 더 솔직해졌기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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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잘봤다. 고생많이 했겠다.
다음편도 기대하마.

snowcountry :: 야... 이거 네 글이 더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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