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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snowcountry
subject  :  사슴벌레 여자 (윤대녕)
윤대녕 소설은 한국의 주류 현대소설 미학의 정점에 올라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이루어낸 문학작업정도가, 한없이 멀어져가기만 하는 젊은 독자와 맥빠진 주류 리얼리즘 소설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힘겹게 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생각한다.

사슴벌레 여자는 기존의 윤대녕 단편들이 주었던 섬세함과는 확실히 다르다. 뭐랄까? 솔직히 어설프다. 그 역시 문체를 바꾸려는 시도를 이번 장편을 통해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투르게 장편이라고 문체가 꼼꼼하지 않다고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 단편소설에 이상한 괴력을 발휘하기도 하고, 장편에는 영 잼병이인 작가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마찬가지로 반대의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이는 단거리 전문 스프린터가 2000미터 경기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발휘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난 적어도 신춘문예가 키워 놓은 이땅의 비뚤어진 문학 풍토의 결과물로, 단편전문 작가만 대량 양산 된 것이 못내 아쉽다. (올림픽의 꽃도 장거리 마라톤인데 말야.....)

물론 창작의 영역에 속하는 장편과 단편의 우열을 비교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장편의 긴호흡을 갖고, 독자를 보다 깊고 넓은 바다로 안내할 수 있는 좋은 작가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게 나의 솔직한 바람이다.

사슴벌레 여자에서는 꿈,가상현실,메모리와 현실의 관계를 끈덕지게 탐구하며, 인간의 자아를 밝히려 하고 있다. 그리고, 여타 SF 영화에서 많이 다루어 진 것처럼, 타인의 메모리 주입을 통한, 과학 문명의 인간 실존에 대한 도전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나를 나라고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라는 코기토 명제는 근대철학부터 끊임없이 다루어져온 주제이며, 주인공이 카프카의 '벌레'같은 방황을 하다가, 별다른 깨달음 없이 현실적으로 그 자세가 가장 리얼리틱하게 보여, 어쩔수 없이, 다시 돌아오는 모습은, 인간 존재의 허약함을 강하게 웅변한다고 보기엔 너무도 리얼리티가 강해 아무런 감동과 메세지도 주지 않게 만들어 버렸다.

이건 좀 곤란하다.

게다가 이번에 쓴 스피디하면서도 심플한 문체와, 다중 주체의 서술 방식은,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었던 듯 싶다. (앞서, 비판할 생각이 없다고 해놓고선......)

즉 별로 스피디하지도, 심플하지도, 더더구나 효과적이지도 않았다고 생각한다. 스피디한 문체라는 것은 무턱대고 엑셀레이터를 밟으며 '오빠 달려!'라고 소리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윤대녕은 페라리가 익숙치 않아, 엉뚱한 기어를 넣으며 주춤 거리는 '귀여운 여인'의 리처드 기어 같은 모습이다. 충고하자면, 신나게 달리다가도, 벛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김현주를 보면, 속도를 줄이고, '야 타!'라고 해야 하는 여유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작품과 문체의 이상적 관계 아닐까?

게다가 맨 뒤에 실린, 어처구니 없는 무슨 평론가 나부랭이의 작품해설이라니...... (이제 이런 존로크 선생도 울고갈, 계몽적인 짓거리들을 작가들 스스로가 나서서 말려야 할때가 되지 않았나? 텍사스 레인저스의 존로커는 별로 신경안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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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사슴벌레 여자
지은이: 윤대녕
출판:2001년4월 30일, 이룸사
가격: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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