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note

homewritingbookpenpalmusicmoviediaryphotobbs

ID
PW

MEMBER 0
GUEST 0
 

name  :  snowcountry
homepage  :  http://www.musenote.com
file #1  :  davinci.jpg (12.0 KB) Download : 70
subject  :  다빈치 코드 1, 2


다 빈치 코드    
댄 브라운  |  양선아 옮김
368 쪽 | 2004년 07월 05일
베텔스만코리아



메가 베스트셀러의 이면 - 다빈치 코드


원래 베스트셀러란 이름에 한두번 속아본게 아니라서, 베스트 셀러라면 오히려 나쁜책을 나타내주는 가장 좋은 표식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세계적 메가 베스트셀러라면 얘기가 좀 다르다.

다빈치 코드의 매력은 최근 소설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형식인 '추리소설 구조'를 지니고 있고, 독자의 적절한 지적 허영을 채워주면서, 우리에게 친숙한 그림, 종교세계의 음모론을 다루면서 흡인력을 발휘한다는 데 있다. 이른바, 세계화된 소설이란 이런것이다.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씁쓸하다. 이 소설은 엄밀히 말하면 공장소설이다.
전문화된 출판업자와 계약하고, 출판업자는 막대한 자금과 일반 소설가는 취재하기 어려운 인물, 대상, 자료들과의 만남을 지원한다. 작가는 스토리 가공업자로 변해 스토리를 짜집기하고, 완성된 소설은 다시 실력있는 편집자에 의해 마감질되어, 광범위한 직배루트를 지닌 출판배급업자에 의해 상품으로 유통된다.

이래서야 블록버스터 소설이란 광고문구 그대로, 헐리웃 블록버스터 무비와 다를바가 없다. 거대 자본, 훈련된 스탭, 유통망이 없는 대부분의 작가는 앞으로 독립영화 감독들처럼, 선댄스를 통해 주류영화계로 진출하기 위해 발버둥치거나, 아니면 묵묵히 저예산의 영화를 변두리에서나 만들어야 되는 지경이 되는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내가 댄 브라운에 대해서 스토리 가공업자라는 평을 늘어놓는 이유는, 시기심도 어느정도 있을지 모르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

우선 이 소설은 문체가 없다. 공작 깃털의 유려함이나, 반대로 예리하게 깎아놓은 상아와 같은 간결하면서도 정치한 맛의 스타일이 없다. 대중소설과 본격문학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그와는 다른 문제다. 즉 일상어를 다듬어 긴장감 있게 배열하여 보여주는 것이 문학이라고 이야기했던 19세기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의 말을 빌릴것도 없다. 아무런 고민없이 스토리를 죽죽 써내려 간 것에 지나지 않는 글은 설명문이나 영화 시놉시스와 다를 바 없다. 즉 우리가 부르는 문학(예술의 개념이 근원을 이룬)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일컬어지는 한 요소가 심각하게 결여된 것이다.

두번째, 이 소설은 캐릭터 구축에 실패했다. 소설을 플롯의 측면에서 크게 나누면, 몸의 플롯과 마음의 플롯이라 할 수 있다. 마음의 플롯이 정신과 감정을 온전히 전하기 위한 플롯이라면, 몸의 플롯은 스토리에 치우친, 즉 추리소설이나, SF와 같은 대중 소설장르에 어울리는 양식이다. 이 소설은 당연히 주인공들이 겪는 모험과 음모를 다룬 소설이므로 몸의 플롯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몸의 플롯 - 스타워즈를 쉽게 떠올려 보자 -을 성공적으로 그려내기 위해선 반드시 매력적인 캐릭터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건들거리지만 어린아이같은 마초적 매력이 있는 한솔로. 깍쟁이같으면서도 고결한 품성의 레아공주. 순수하고 열의에 차 있지만 깊은 상처를 품은 스카이워커는 잘 만들어진 캐릭터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소설속의 랭던교수는 지극히 상식적으로 사고하면서 단지 퀴즈푸는 역할에 불과한 평면적 인물이며, 소피 느뵈 역시 현명한 여자 암호해독가란 타이틀에서 한발자욱도 벗어나지 못한채, 소극성과 적극성을 일관성없이 드나든다. 사일랜스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수있었음에도 무식한 알비노일 뿐이어서, 찡할 수도 있는 그의 마지막이 지극히 심심하게 느껴진다.

세번째 서술방식의 문제다. 이 소설은 영화대본처럼 비밀의 대부분이 주요 등장인물들의 대사로 처리되고 있다. 이래서야 영화 시나리오와 소설 장르의 구분 자체가 모호해 진다. 즉 영화가 아닌 소설이란 장르를 택했다면, 쉽게 날로 먹으며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하는 말이 아닌 글로써 표현해야 한다. 과도를 택했으면 과일을 깎아야지, 굳이 드라이버를 놔두고 과도로 나사를 조이려 드는 건 어리석은 짓일 뿐이다.

뭐 쓰다보니 장황한 이야기가 되었지만,

난 이 책을 덮으며, 적어도 이 책의 미덕과 흡인력은 김용의 위대한 작품 '영웅문'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위대하다는 칭호는 함부로 얻는게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빈치 코드를 이후에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적어도 위대하다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정도면 타협의 여지가 있다.

56  부자사전 1, 2 (허영만)  snowcountry 2005/07/02 1625
55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가르시아 마르께스)  snowcountry 2005/06/24 1747
54  3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나카타니 아키히로)  snowcountry 2005/06/17 1686
53  움베르토 에코의 문학강의  snowcountry 2005/04/25 1464
 다빈치 코드 1, 2  snowcountry 2005/03/18 1620
51  제발 좀 조용히 해요 (레이먼드 카버)  snowcountry 2005/03/07 1936
50  서정가(가와바타 야스나리)  snowcountry 2005/02/20 1910
49  커피의 역사 (하인리히 E 야콥)  snowcountry 2005/02/04 1887
48  재미나는 인생 (성석제)  snowcountry 2005/01/31 1566
[1][2][3][4][5][6][7] 8 [9][10]..[14]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w-kwang / edited by cjda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