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 국한해서 말하자면, 가장 힘겨웠던 시절 중 하나는 대학 졸업반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IMF 끝물이라 취업이 그리 쉽지 않았음에도, 졸업예정자들은 대부분 괜찮은 기업체에 입사한 뒤여서 마음은 더욱 조급했다. 서류전형도 통과못하고 떨어지는 일이 늘어날수록 자신에 대한 긍지 역시 조금씩 손상되고 있었다.
그때 내가 손에 쥐고 읽었던 책은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였다. 이미 한 번 읽어본 책이었지만, 절박한 심정으로 다시 읽는 기분은 달랐다. 나는 책의 조언대로, 조언자를 구했다.
'차라리 졸업후에 공부를 더해서, 취업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내가 존경하고 좋아했던 선배는 말했다.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마라. 입사시험에 합격한 다음 안다녀도 좋으니, 네가 원하는 곳에 원서를 내고 시험을 봐라. 내가 지금껏 보아온 너만으로도, 넌 충분히 훌륭하고 준비됐다.
난 그말에 큰 위로와 도전을 받았다. 과연 나는 준비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실패를 피하기위한 준비를 하려 했던 것이다. 심기일전하고 시험을 치렀으며, 국내 최고의 방송사 두곳에서 모두 승승장구하기 시작했고, 그 중 한곳에 입사했다.
내가 졸업생 중, 가장 늦게 취업했음에도, 가장 좋은 직장에 취업하게 된 것을 보고, 같은 여자 졸업생 동기가 내게 화를내며(정말 화를 냈다!) 말했다.
'넌 그리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같지도 않고, 매일 술먹고 놀았으면서 남들 몇년씩 공부해도 안되는 곳에 어떻게 입사했지? 정말 세상은 불공평해!"
그때 나는 이 책의 저자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은 어디에도 없다.'
나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창고를 정리하다가, 대학시절 언론사 입사를 위해 공부하던 노트를 발견했다. 놀라울 정도로 많은 양이었고, 엄청난 양의 논술 연습글이 적혀있었다.
20대에 이어 30대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진리란 아주 단순하다.
그것은
[남들보다 앞서려면, 남들과 달라야 한다.]
[노력은 모든 재능에 우선한다.]
[인생은 결코 길지 않으며,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려면,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라는 것이다.
청년도 아니고 중년도 아닌 30대는, 청년으로 일생을 살것인가, 중년으로 살것인가를 결정하는 시기인 것이다. 이제 나도 내 인생의 대차대조표를 작성하고, 신발끈을 다시 묶고 뛰어야 겠다고 다짐한다.
도서명 : 3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지은이 : 나카타니 아키히로 지음, 이선희 옮김
출판사 : 홍익출판사 펴냄
판매가 : 정가 7,000원 | 최저가 5,600원
부가정보 : 1998.02.01 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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