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note

homewritingbookpenpalmusicmoviediaryphotobbs

ID
PW

MEMBER 0
GUEST 1
 

  connect: 0          Total : 119, 1/14 pages  
작성자   snowcountry
홈페이지   http://www.musenote.com
파일 #1  gal.jpg (41.0 KB)   Downloads: 70
파일 #2  gull_pl0703_p01_korea6805.gif (118.3 KB)   Downloads: 55
제목   갈매기 (LG아트센터 2007)




오승명 조민기 김태훈 등 출연.
3월 15~25일 화~금 오후 7시 30분, 수ㆍ토 3시 7시 30분, 일 2시 6시 30분. / LG아트센터

원작 : 안톤체홉
연출 : 카마 긴카스
제작 : 오디뮤지컬컴퍼니


갈매기란 작품을 보면서 두가지를 생각해봤다.
그것은 시점(timing)과 작품이다.

바꿔 말하면, 과연 연극이란 장르가 오늘날 어울리는가?
갈매기는 좋은 작품인가? 라고 할 수 있겠다.

전자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매우 부정적이다.
연극이 갖고 있는 관객과의 교감이나, 특정한 정서, 상상력의 공유같은 것들은  시대와의 괴리로 인해 기이한 정체성을 띄는 구조로 변질되어 버렸다. 과거엔 웃고 떠들고, 소리내어 울며 봤을법한 연극도, 지금은 너무 매니악해져서, 침넘어가는 소리조차 부담스러울만큼 정적이 감도는 극장에서 상영이 된다. 그건 꼭 갈매기가 아니라,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이나, 말괄량이 길들이기 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영화나 TV 드라마란 월등히 우수한 매체가 등장해 있는 상태에서, 공연예술은 연극과 오페라를 혼합한 뮤지컬이란 형태로 진화를 거듭하며 살 길을 찾았지만, 정통연극은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치기어린 희극(쇼)을 빼놓고는 점점 열악한 환경속으로 침투해 들어가, 스스로를 시공간안에 가두는 꼴이 되어버렸다.

그 결과 이 갈매기란 작품은, 타임머신을 타고 러시아로 넘어가 캡슐안에 공연을 담아온 다음, 전혀 엉뚱한 시간과 장소에서 개봉을 해놓은 것 같은 이질감이 느껴진다. 다이아몬드를 야생낙타가 뛰어다니는 곳에 놓아둔 것처럼 말이다.

체호프는 다작을 한 작가이기도 하면서, 단편에 있어선 발군의 실력을 보인 사람이다. 그의 여러작품들에선 대가들이 갖추고 있는 유머감각이 은연중에 드러나 무척 재밌게 읽힌다. 갈매기란 작품도 그 유머가 드러난 부분이 상당부분 있었다고 생각되나, 관객들은 너무도 엄숙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제대로 웃지를 못했다. 러시아에선 갈매기의 초연 당시, 이를 희극으로 생각한 관객들이 희극치고는 너무 재미없다며 비난을 했을 정도로 희극적인 요소가 상당부분 있었음에도 말이다...

어쨌거나 갈매기란 작품은 비극적이다. 체호프 생전에는 무척 앞서있으며, 비정치적이어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면, 지금에는 연극이란 장르의 입지가 작아지고, 또한 100여년이 흐르며 다소 구태의연해진 주제의식때문에 평가를 받지 못하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갈매기의 연출과 연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호숫가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물의 연출이란 찬사를 받으며, 수십톤의 물을 세트에 설치하고, 이를 위해 객석을 밀어올리는 등 욕심을 부린 작품임에도, 이번 연출은 50점이 채 되지 않는다.

일단 물을 담아두기 위해서 무대를 올리는 바람에, 1층에서는 맨 뒷편에서조차 세트를 제대로 보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우들을 고개를 들고 올려다 봐야 하며, 수조를 감싼 검은 천과 나무로 얼기설기 쌓아놓은 세트의 앙상한 뼈다귀는 흉칙하기까지 하다. 무대가 이 모양이다 보니, 차라리 공터에서 그냥 공연을 하는게 나을법했다. 무대를 홍보나 마케팅을 위해서 만드는 게 아니라면, 이 부분에서 연출자는 보다 친절해야 했을 필요가 있다.
배우들의 연기는 말그대로 연극적인 어감을 제대로 삭히지 못한 몇몇 젊은 배우의 작의적인 톤이 거슬리기도 하고, 음악과 배우의 대사가 제대로 어우러지지 못해 음악에 대사가 묻혀버리는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음향담당자가 혹시 러시아 사람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래저래 말을 많이 했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나름 만족스러웠다. 특히 작가들 이야기여서 공감하는 바도 컸고, 체호프의 작가론 일부를 듣는듯한 기분도 있어 괜찮았다. 하지만 앞서 말한 이러저러한 생각들이 연극을 보고난 후에도 떠나지 않아, 앞으론 연극을 내 발로 찾는 경운 그다지 없으리라 생각하며 극장을 떠났다.

뭐니뭐니해도 체호프는 단편이 최고다.






musenote 뮤즈를 찾아서    2007/03/17 
       
   이곳은 영화평을 올린 곳입니다.... snowcountry 2008/10/05  3180   332 
118  나인 [1] snowcountry 2009/11/23  2710   308 
117  The moon (2009) snowcountry 2009/11/16  2758   285 
116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200... snowcountry 2008/07/28  1633   224 
115  디 워 (D-War, 2007) [435] snowcountry 2007/08/13  2121   205 
114  눈물이 주룩주룩 (淚そうそう: T... [142] snowcountry 2007/06/20  4052   173 
113  스파이더맨 3 (Spider-Man 3... [458] snowcountry 2007/05/27  2396   230 
112  갈매기 (LG아트센터 2007) snowcountry 2007/03/17  1994   268 
111  영구와 우주 괴물 불괴리 (1994)... snowcountry 2007/03/17  2457   283 
        1 [2][3][4][5][6][7][8][9][10]..[14] >>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