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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nowcountry
홈페이지   http://www.musenote.com
파일 #1  drkoto.jpg (80.2 KB)   Downloads: 48
제목   닥터 고토의 진료소




■ 제 작 :  후지TV
■ 방 영 :  2003.07.03~ 목 10시  
■ 출 연 :  요시오카 히데타카(吉岡秀隆), 시바사키 코우(柴嘯コウ)
도키토 사부로(時任三郞), 오츠카 네네(大塚寧寧)
이시다 유리코(石田ゆり子), 이즈미야 시게루(泉谷しげる)
■ 원 작 : 야마다 다카토시(山田貴敏著)
■ 각 본 : 야마다 노리코(吉田紀子)
■ 프로듀서 : 츠치야 켄(土屋健)


인생의 세가지 기회, 어쩌구해도 사실 인생은 한큐에 결정되어 버린다.

대학입학! 그것이 끝이다.

내가 대학에 갈 당시엔 이과와 문과의 교차지원이 가능했다.
당시 나는 어문학 전공외에 크게 두가지 다른 길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나는 법조인, 다른 하나는 의료인.

법학과를 가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공부가 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고3시절엔 거의 정신분열증을 겪을만큼 중압감이 컸고, 이 상태로 대학에 들어가
계속 공부한다면 그 전에 인격파탄을 겪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패스하기로 했다.
다른 한편으로 의대에 가지 않은 이유 역시 간단하다. 일단 피를 보는게 싫었다.
어려서부터 마음이 여린편이어서, 칼을 들고 쓱쓱 잘라내거나, 불쌍한 쥐에게 약물주사를 놓는다거나, 이런 것들이 까마득한 일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게다가 사람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접해야 하는 일의 특성상 그런 압박을 감당할 깜냥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도 저도 아닌 비교적 평화로운 학문인 어학을 택했다.
별 후회는 없었다. 어학은 말그대로 커뮤니케이션의 도구이며, 다른 나라 사람의 문화나 영화, 소설 등을 맘껏 읽을 수 있는 지극히 교양에 치우친 학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기엔 치열함이란 게 별로 없다. 난 그 약간은 맹숭맹숭하고 한량처럼 유유자적한 분위기를 나름대로 즐기면서 살아왔지만, 가끔 잘 만들어진 전문직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어쩐지 흥분하면서 오홋! 동화하는 버릇이 있다.
이 역시 평화로운 학문을 한 사람들이 느끼는 대리만족이나 환상같은 것이겠지만 말이다.

닥터 고토의 진료소를 보면, 의사란 직업이 참 멋진 직업이란 생각이 든다. 원래 이 직업은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해오기도 했던 바이지만, 언제나 어디서나 소중히 쓰임을 받을 수 있는, 즉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분명 멋진 일이다.

게다가 영악하게도 이 드라마는 평화로운 섬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치열한 도쿄의 명문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를 밟고 있는 여자 후배와 낙도에서 최고의 의술보단 필요한 의술을 펼치고 있는 고토의 대비가 주는 감동도 녹록치 않다.

영수증에 결재하면 서비스가 끝나는 메마른 관계의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사실 대단히 부정적인 자본주의의 한 모습이다. 내 생명, 내 건강을 위해 신경쓰고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 노력을 다해 내 병을 고쳐줬는데 아무런 감정적 감사함을 못느낀다는 것도 비정상이고, 자신이 갖고 있는 지위(사람을 고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특권)를 활용해, 돈을 더 벌기 위해 환자를 이용하고, 하나의 도구로 인식하는 것 역시 인간적으론 용납되기 힘든 모습일 것이다.

그렇기에 다소 낭만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낙도에서 허섭한 의료장비를 갖고도, 고군분투하는(어차피 고토가 없으면 의사가 올 일도 없는 곳이다) 의사의 모습은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보이며, 환자와 의사의 교감이 자연스럽게 비춰지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린 언제부터인가 많은 것들을 그거야 뭐 이상주의적인 이야기지...라고 치부하게 되어버렸는데, 사실 이상주의의 언저리 어딘가에 진실된 삶은 놓여있는 법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그 이야기들을 조용히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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