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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6
 

name  :  snowcountry
homepage  :  http://www.musenote.com
subject  :  지난 날들의 미래
가끔은 과거의 나에 대해 생각한다.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 즉 현재의 나를 바라본다면?

제법 잘 살아가는구나... 생각할까

그런데 또 반대로 생각해 볼 때가 있다.
현재의 내가 과거로 돌아가 나를 만난다면?

고등학교 시절엔가... 그런 상상을 예감하는 듯한 일기를 쓴 기억이 난다.
미래의 내가 돌아와 내게 뭔가 충고하려해도 듣지 않겠다...란 내용이었다.
미안하게도 딱히 과거의 나를 만나도 미래를 위해 해주고픈 말이 없으니 괜한 다짐이었다.

어쨌든 제법 고집불통인 녀석인건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으니까 말이다.

너는 연봉 좋은 회사에 입사해서 20년 정도를 다닐거야.
책을 써서 출판하기도 하는데 딱히 잘 팔리진 않았어.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귀여운 아이를 갖게되지.
공부를 계속해서 박사학위를 받게되고 대학에서 틈틈히 강의도 하는데 강의가 제법 인기가 있어.
좋은 아파트에 살고 외제 차를 타고, 주말이면 이곳저곳 호텔여행을 다닌단다.
그때의 너는 회사에서 20년을 채우고, 해외 대학에 1년동안 안식년 연구를 하러가려 계획중이지.
그 뒤엔 대학 교수로 아예 이직하려고 계획중이야.

그렇게 나쁘지 않은 인생이 기다리고 있다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만약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그저 꼭 안아주고 싶다.

미래의 내가 생각해도 과거의 내가 감당해야 했던 짐들은 지나쳤다.
온 힘을 다해 움켜 쥐려 했지만, 움켜쥐려 했던 건 누군가에겐 당연히 주어지던 것들이었을 뿐이다.
그 당연한 것들이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가듯 새나갔다.

사랑했던 모든 것들이 빠져나가던 그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다.
괴로운 상실을 재차 경험한 어느 날
아무 것도 없는 내게 아직도 잃을 게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듯 놀라워했다.

미래의 내 모습이 과거의 내겐 별 위로가 되지 않으리란 걸 안다.
그냥 안아주고 싶다. 어깨를 두드리고 싶다.
잠깐정도는 울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과거의 나는 울음을 참겠지.
그것이 미래를 지속시키리란 걸 아니까.

그런데 다시 현재의 내게 미래의 내가 온다면?
미래의 나는 무슨 말을 건넬까?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는 미래의 내 말에 귀기울일 것.
40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어렴풋이 깨닫는 요즘이기에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만용보다
시간이 더 빠르게 질량을 더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 있으므로
조금 더 현명해졌을 미래의 조언을 새겨 들으리란 것.

고집불통도 이제 고집이 꺾여가고 있으니
조금 더 열린 셈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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