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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1
 

name  :  snowcountry
homepage  :  http://www.musenote.com
subject  :  나의 책이 새로움을 가져올까?
원고는 출판사에 넘겨졌다.

내 책이 아마도 곧 나올 것이다.
책이 나오게 되면 어떤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까?

그저 그런 삶에서 몇 가지는 재미있는 경험과 기억을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최근엔 기억술에 대한 책을 읽었다.
기억술은 기억해야 하는 정보들에 따라 적합한 방식이 있는데,
그 중 기억의 궁전...이란 게 있다.

기억의 궁전은 내게 친숙한 이미지여야 하기에 대개 어린시절 살던 집으로 설정한다.

그래서 나 역시 아주 오랜만에 내 기억 속 어린시절의 집을 방문했다.

파란색 철문, 우체통, 마당안쪽 담벽을 따라 만든 작은 흙정원, 빨간 벽돌로 쌓은 둥그런 아치형 입구, 그리고 네 다섯개의 계단....

그 계단 위에는 우리 가족의 신발이 놓여있었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루바닥과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커다란 거울이 보인다. 그리고 작은 방과 안방, 안방엔 TV가 놓여있고, 다락으로 통하는 좁고 가파른 계단이 있다. 또 좁은 통로를 지나면 화장실과 그 옆의 문을 열면 입식으로 개량한 부엌이 나온다. 부엌의 뒷문을 열면 연탄을 쌓아놓은 창고가, 그 창고를 지나면 또 다시 계단이 나타나는 데, 그곳을 오르면 빨래를 널어놓는 옥상이다.

옥상에서 다시 내려오면, 계단앞에 작은 화단이 있고, 연탄 보일러와 아궁이, 그 앞에는 강아지 집이 있다. 쥬피라고 부르던 강아지가 기억에 남는다. 영리했고 너그러운 암컷 발바리였다. 날이 추운 겨울이 되면, 자신의 집 대신 연탄 아궁이의 온기를 느끼려고 바짝 붙어서 잠을 자곤 했다.

문득 그 집은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언젠가 동생은 '형, 나중에 돈 벌면 그 집을 꼭 다시 살거야...'라고 말했었다.
동생의 기억엔 우리가족이 함께 오손도손 모여살던 그 집의 정취를 고향으로 느끼는 것인지도...

그 집은 어머니 아버지의 첫번째 집이었다.
늘 세들어 살다가 어렵사리 장만한 마이 홈이었다.
아버지는 문패를 자랑스럽게 다셨고, 늘 뿌듯해하셨다.

어떤 때는 뒷산 아카시아가 흐드러지게 피었다며 양봉하는 친구의 벌통을 가져다 놓은 적도 있다.
기와가 깨질까 조심스레 기와지붕을 건너가면, 작은 옥상이 또 나오는 데 그곳에서 한철 양봉을 했다. 벌들이 붕붕 날아다니는 건 참 신기했다.

그 집은 내게도 우리 형제에게도 마이홈이었고, 스윗홈이었다.

여름이 되면, 엉성하게 만든 테이블을 옥상에 올려서, 그곳에서 온가족이 저녁을 먹기도 했다.
분명 아버지는, 또 어머니는 행복을 느끼셨을 것이다.

그런데 늘 행복은 순간이다.
다른 이유는 없겠지.
우리 삶이 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 순간의 기억으로 자리잡은 기억의 궁전을 방문한다.
그리고 기억해야 할 물건들을 하나씩 하나씩 그 정경에 걸쳐놓는다.

기억술이란 어쩌면
새로운 기억이 아니라
잊혀져선 안되는 순간을 기억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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