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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snowcoun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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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1  :  hayankr_3585210_1_aivorykr.jpg (56.0 KB) Download : 88
subject  :  (글) 드러나는 내면

[Angel   Ron Mueck, 1997]



다 쓴 글을 혼자 읽고 있노라면, 처음엔 형식적 요소에 집착하게 된다. 한동안 그 바다에 빠져서 기진맥진할때까지 헤엄쳐 왔으니, 뒤를 돌아보며 얼마나 먼거리를 어떻게 헤엄쳐 왔는지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한동안 시간이 지난뒤 읽게 되는 글에선 뜻밖에 내 모습이 보인다. 소설이든 시든 모든 문학의 저자는, 그 첫 구술자로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기 마련이다.

주로 단편을 써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장편만큼 많은 등장인물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두세명의 중심인물로 이야기를 끌어가면 그만이다.

그런데 최근 캐릭터를 구상하면서 생각하다보니, 의외로 내가 쓴 글속 주인공들의 인간관계가 무척이나 건조하며 단순화되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소설적 구성력이나 상상력과 별개로 '단순히'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싶고, 그런 류의 관계를 다소 '피곤하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란 사실을 발견했다.

글쎄 정확히 이런 정황 분석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인간의 관계에 대한 해답을 찾는 글에서조차 주인공은 늘 고독하며, 일반적인 관계들에서 멀찌감치 물러나 있기 일쑤다.
설사 그들에게 조력자나 조언자가 있다할지라도 그들의 관계는 잘 드러나지 않고 평면화 되어있다.

덕분에 주인공들은 사건에 집중할 수 있고, 둘사이의 관계에 더욱 집중해 깊이 파헤칠 수 있지만, 주인공들의 관계적 평면성은 그 순간 수퍼리얼리스틱의 영역으로 치닫는다. 따라서 내 글들은 적어도 저자로서의 나에 대해서 수퍼리얼리즘화한 자화상이다.

하여, 가만히 베란다에 물 새는 걸 바라보거나, 보일러 실을 점검하는 나는 요즘 불면증에 시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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