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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snowcoun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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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인터뷰) 화장실에서 실업야구를 묻다. (2002년)

(힘차게 공을 뿌리는 제일유리소속이었던 최환인 선수)

*** 이 글은 소설을 쓰기 위한 사전 취재를 위해 이뤄졌으며, 3년간 써낸 끝에 '야구의 기원과 종말'이란 원고 500매의 경장편 소설로 탈고하였습니다. 아직 그 소설로 문단에 데뷔하진 못했으니, 김감독에게도 미안한 마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실업야구는 단 몇줄의 단신기사도 없이 2003년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다음은 실업야구 구단인 제일유리 김삼수 감독과의 전화인터뷰 내용이다. 원래는 정식 인터뷰를 하려 했지만, 16일부터 시작되는 대회준비 때문에, 우선 전화로 궁금한 사항만 몇가지 물어보기로 했다.

뮤즈노트(이하 뮤즈): 안녕하십니까? 저는 #*C 유기자가 말한, 뮤즈라는 사람입니다.

김삼수 감독(이하 감): 앗 안녕하십니까? 취재를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뮤즈:아..네.. 하지만, 무슨 기사 취재는 아니고, 제가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그는 소설가냐고 물었고, 나는 중언부언하며 뭐 그런 건 아니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 그럼 낙서하고 계시구만!'이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해왔다. 나는 '음, 그런가? 그럴수도....'라고 생각하며, 어쨌든 인터뷰를 시작했다. 대신 김감독은 매우 열성적으로 인터뷰에 응해줬다.)

뮤즈: 실업리그는 1년에 몇경기 열리나?

감: 큰 대회가 6개 정도 있고, 춘하추계리그는 풀리그로 열린다. 그래봤자, 팀이 4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6*3=18게임에, 전국 체전등을 해봤자, 20게임 남짓이다.

뮤즈: 주로 어떤 대회에 가장 큰 역점을 두나?

감: 역점을 두는 대회는 없다. 어차피 준 프로라고 하는 상무를 꺾고, 우승 해봤자 신문에 단신으로 밖에 실리지 않는다. 굳이 신경쓰는 대회라면, 전국체전 정도다. 전국체전에서 우승하면 상금이 나오기 때문이다.

뮤즈: 낮경기의 경우 똑같이 4심제인가?

감: 당연히 4심제다.

뮤즈: 실업야구의 선수 구성은 어떤식으로 이루어지나? 선수출신 비율등을 알고 싶다.

감: 기본적으로 모두 선수 출신이다. 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선수로 뛰었다가 이곳으로 온다. 전국에 야구부를 가진 대학이 총 24개가 있다. 그 중 서울대를 제외하고, 23개 대학이다. 23개 각 대학에서, 매년 10명씩만 졸업생이 나온다 해도, 230명이다. (물론 고교졸업생까지 포함하면 훨씬 엄청난 숫자다.) 그런데, 프로구단이 드래프트를 해서 뽑아가는 선수는 한 대학에 2명도 안된다. 그러면 나머지 약 200여명은 갈 곳이 없어 진다.
지금까진 실업야구가 부족하나마, 우수한 선수들을 흡수하는 완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 역시 언론의 외면으로 고사돼 가는 상황이다.

뮤즈: 회사에서 선수와의 계약관계는 어떻게 되나?

감: 현재 운영되는 3개 실업팀중, 포스틸과 한전은 1년 동안 촉탁직 직원으로 뽑아, 기량을 보고, 성적이 안 좋으면 그대로 잘라 버린다. 후에 기량을 인정 받으면 정식 직원이 되고, 그 팀들에선 오로지 하루 종일 야구만 한다. 다만, 우리 제일유리의 경우는 모두 정식 직원으로 뽑아서, 4시까지 근무하고, 남는 시간에 운동을 한다. 내 경우도 유리 영업을 함께 하고 있다. 좋은 점이라면, 실업 리그가 없어져도, 우리 팀 선수들은 그냥 눌러 앉을 수 있다는 점이다.

뮤즈: 선수와 코치는 몇명인가?

감: 올해는 약 7명정도의 선수를 새로 받았다. 해마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많고 적음에 따라 선수 받는 것이 다르다. 현재 선수 20명, 내밑에 코치로 2명이 있다.

뮤즈: 2001년도에는 대학팀과 리그를 같이 운영한 적이 있었다. 올해는 어떤가?

감: 올해는 대학리그에 참가하지 않는다. 참가할 이유도 없다. 다만, 종합 선수권 대회는 대학과 실업팀이 모두 참가한다.

뮤즈: 언론의 홍보부족 이야기를 했는데, 작년에는 MBC스포츠 케이블에서 실업 야구를 방송 한 적이 있다.

감: 그렇다. 단 한번 그렇게 했다. 방송사에서 중계를 해주면, 볼 사람은 분명이 있다. 그렇게 되면, 야구단을 운영하는 오너입장에서도 실업야구단의 홍보효과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힘 좀 써 달라!

(나는 기자가 아니라고 하자, 깜짝 놀라는 감독. 그럼 뭐냐? 그래서, 뭐 또 웅얼거리며, 국제 어쩌구 하자, 어쨌든 힘 좀 써달라고, 힘없이 부탁해왔다.)

뮤즈: 대학까지 졸업하고, 프로구단 입단이 좌절되면, 다른 직장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굳이 실업 야구단까지 들어와 야구를 하고자 하는데는 어떤 야구에 대한 열정 같은 것이 있어서가 아닌가?

감: 글세, 그보다는 중,고,대학교때까지 오로지 야구만 해와서, 사회에 나와 할 것이 없다. 야구를 빼면 잘 할 줄 아는게 별로 없고, 실제로, 야구 선수 출신중에 야구를 그만두고 잘 된 사람도 있지만, 잘 못된 사람도 많다. 자살하고, 죽고, 폐인 된 사람이 수두룩하다.

뮤즈: 상무 출신 선수도 있는가?

감: 물론 있었다. 그리고, 현대 유니콘스에 스카웃되어 간 선수도 있다. 최환인이라는 투순데, 현재 2군에 있다. 좋은 투수라서 아마 하반기에는 프로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것 같다.

뮤즈: 마지막으로, 실업리그의 미래는 어떤가? 또 어떤 식으로 운영이 되어야 할까?

감: 우선 실업리그가 없어진다면, 십년 넘게 야구만 해 온 선수들이 갈곳이 없다. 그리고, 현재는 실업구단쪽에서도 팀이 줄어 모두 힘들어 한다. 절대 없어지면 안된다. 나야, 유리 영업을 하면 되지만, 다른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은 어쩌란 말이냐. 이런 식으로 실업 리그가 없어지면, 차례로 아마추어 학교야구가 붕괴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말 미래가 없다. 그렇게 되지 않기위해 노력할 뿐이다.

뮤즈: 긴 시간 인터뷰에 감사한다. 16일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 바란다.

감: 너무 비굴하게 써주지 말아달라. 그리고, 발표도 못할 낙서는 하지 말아달라. 나도 어려서 꿈이 작가였다.

뮤즈: 어쩐지 말을 너무 잘한다 했다.

감: 그건 영업이라 말빨이 센거다. 아무튼 좋게 써달라. 잘 좀 부탁 드린다. 그리고 시합이 끝나면, 인천에 와서 대포나 한 잔 하자. 연습시간 빼놓고, 꼭 한번 하자!

뮤즈: 알았다. 어쨌든 말씀 고맙다.

감: 도움이 별로 안 된듯하다. 안녕히 계시라.


(그리고, 화장실에서 핸드폰으로 약 30분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는 끝이 났다. 원한 바의 목적은 100% 달성했다. 이번 인터뷰의 교훈은 인터뷰후의 인간관계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것. 즉 그것을 염두에 둔다면, 내가 방송사 소속 직원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는것. 그리고 기자를 통한 섭외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큰 난제가 해결되어 기쁘다. 인천까지 가서 대포할 생각은 없다. 김감독이 무서워졌다. 이상.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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