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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snowcountry
homepage  :  http://www.musenote.com
subject  :  캐세라 세라 Que sera,sera~

수술을 위해 입원한 순간부터, 머리가 붕 뜬채로 수술실로 실려가는 동안 바라본 연이어 매달린 전등들... 차가운 수술대와 내 두손을 묶는 건조한 노끈소리, 그리고 거대한 프로펠러를 연상시키는 수술용 라이트를 바라보다가 몸안에 푸른빛을 내며 퍼지는 마취약의 후끈한 열기를 느끼며, '좀 어지러워요...' 이 말을 남기고 의식을 잃었다.

깨지못할 악몽을 헤매는듯한 불쾌함과 두려움, 추위에 신음하며 회복실의 산소마스크를 부여잡고 끙끙 신음소리를 내다가 병실로 돌아와 몸을 뉘였다. '속이 메스꺼워'란 말에 주사바늘이 다시 몸 어딘가를 찌르고 나자, 해변 어딘가로 밀려와 부패하기 시작한 해파리처럼 침상위에 축 늘어지고 말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전신마취의 후유증으로 찾아온 목과 가슴의 근육통을 달래가며 화장실에 가는 일 뿐이었다. 하루종일 침상에서 스무시간이 넘게 잠만 잤다. 뇌세포가 다시는 못깨어날정도로 지긋지긋하고 건조한 잠이었다. 눈을 뜨면 수술부위가 괴롭히는 묵직한 고통과 끈적한 피와 땀과 기름이 흘러내린 얼굴이 주는 불쾌함 뿐이었다.

아픔은 슬프다. 아픔은 너무도 슬프다. 기약없는, 희망없는 아픔은 잔혹하다. 병상에 누워 잠시나마 아픔의 예식에 동참했다. 아픔은 모든 것을 가져가 버린다. 아픔이 덮쳐버린 동안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그렇기에 아픈 인생은 아무것도 아닌게 돼버린다. 그렇기에 더없이 슬픈것이다.

캐세라 세라~ 앞으로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하나니, 우리는 현재를 살아야만 한다. 현재를 즐겨야만 하며, 현재를 느껴야 한다. 과거에 사는 것도, 알 수 없는 미래에 사는 것도 안된다.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도록 규정된 비극적인 순간의 존재들이다.
하여 순간순간을 사랑하며, 순간순간을 행복해하며, 순간순간을 즐기며 살아야 한다.

슬픔은 슬퍼하지 않아도 우리를 언젠가는 덮쳐오는 것이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 순간을 살자고 다짐했다.







미니 :: 음 큰 일 치루느라 고생했어...이놈의 회사만 아니면, 좀 오래 같이 있고 싶었는데...
-ㅅ-...늘 형에겐 배울것이 많아. 죽기전까지도 다 못배우다 죽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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